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로 흔히 명상이나 기도, 종교 등의 ‘영적 활동’이 꼽힌다. 이렇게 인간을 영적인 존재로 만드는 신체 기관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실험에서 밝혀졌다. 美 미주리 대 브릭 존스톤 박사팀은 ‘뇌의 우측 두정엽(parietal lobe) 활동이 덜 활발할수록 영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종교과학 저널 ‘자이곤(Zygon)’ 최근호에서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수십 명의 뇌를 스캔(SCAN)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관찰한 결과, 스스로 ‘영적인 사람’으로 인식하는 이들일수록 우측 두정엽의 활동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두정엽은 운동감각, 입체ㆍ공간적 사고, 계산ㆍ연상기능, 정보조합 등을 담당하며 문자를 단어로 조합해 의미나 생각을 만드는 곳이다. 존스턴 박사는 “두정엽은 특히 내가 최근 관심을 갖게 된 주제, 나만의 대화기법, 내가 좋아하는 음료 등 자신에 대한 정보를 끊임없이 최신화해 ‘나’를 정의하는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영적인 사람일수록 우측 두정엽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두정엽의 이런 기능과 상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존스턴 박사는 “두정엽 기능이 덜 활발한 것은 자기인식 및 자기중심적 사고가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자신을 덜 인식하는 것이 개인을 더 종교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사는 일반 사람들도 명상이나 기도의 깊은 단계에서 흔히 이런 현상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도나 명상에 깊이 빠져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 흔히 우주나 신, 자연과 혼연 일체되는 느낌을 묘사한다”면서 “영적인 경험의 최고점에서 자신을 잃어버릴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나’를 인식하게 하는 우측 두정엽의 기능이 덜 활발할수록 영적ㆍ종교적 체험을 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박사는 또 예술과 자연을 감상할 때도 명상이나 기도를 할 때와 같이 ‘나’를 잊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름다운 노래, 자연을 감상할 때나 또는 사랑을 할 때, 자선활동을 할 때도 ‘나’를 인지하는 기능이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성경, 코란, 불경 등은 공통적으로 ‘자기 상실’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서 “이번 실험결과는 인간 종교활동의 신경학적 근거를 찾아낸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
출처 : 해럴드경제신문

